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드라마와 예능

멜로가 체질 : 서른살의 고민을 소소하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드라마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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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. 멜로가 체칠(2019)

멜로가 체질 : 장르드라마 (16부작)

소개 : 서른 살 여자 친구들의 고민, 연애, 일상을 그린 코믹드라마

제작 : 이병헌, 김혜영(연출), 이병헌, 김영영(극본) 

시청률 : 최고 1.8%

넷플릭스에서 다시 역주행 중인 드라마.

 

2. 29살 겨울에는 그냥 우울했다. 아무것도 이룬것도 없는, 우울하고 초라했던 나의 20대. 뭐 어떻게 만회 해 보지도 못하고 나의 청춘을 그냥 마무리를 짓는다는 사실이 슬펐다.

그치만 작은 기대도 있었다. 서른이되면,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. 문제가 생겨도 어른스럽게 해결을 할 수 있는 무언가가 생기지 않을까.그러나 막상 어떤 기대든. 개뿔. 이었다.

 

서른이 되어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. 나라에서 공식적으로 젊다고 인정받는 20대도 더 이상 아니었고. 그렇다고 경험이 많아서 무엇이든 통찰 할 수 있는 능력치도 없었다. 그냥 점점 애매해지는 느낌이 들고, 더욱 불안했다. 그러다 이 드라마를 보게 되었다. 

 

누가 내 이야기를 가져다 드라마를 만들었나. 싶을 정도의 공감이 가는 대사들이 쏟아져 나왔다. 많은 위로를 받았다.

 

3. 이은정, 임진주, 황한주. 대학교때부터 친구인 세사람은, 대학교 때 친구인 것 빼고는 굉장히 다른 성격과 다른인생을 살고 있다. 세사람은 각자의 길에서 서로를 응원하고 상처를 보듬어준다. 드라마는 그 과정에서의 소소하고 울림이 있는 에피소드들을 다룬다.

 

서른살이 되면서, 서른이 되면 다른 인생이 펼쳐질 줄 알았는데, 달라진 것이 없는 허무함 부터, 아주 어린 것 도아닌, 아주 성숙한 것도아닌 즈음의 고민들을 다뤄서 굉장히 공감이 가는 대사들이 많았다.

 

4.  멜로가 체질은 대사 맛집인다. 빠르고 긴 대사를 배우들이 맛깔나게 살려서 연기한다. 소리내서 웃음이 날 정도로 웃기기도 하고, 정말 한편의 시를 감상하는 것처럼 감탄이 나오는 대사들도 많았다. 

 

특히 손범수 PD가 임진주 작가와 함께 일을 해보자고 설득을 할 때에 하는 대사가 정말 인상깊었다.

 

"난 택배 받는 것도 좋아하고,
식당에서 메뉴판 보는 것도 좋아하는데
그거랑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이 일이 좋아요

무엇보다 소중한 이 일을
작가님과 하고 싶다는 거예요
막 아니고 잘"

 

직관적이고 명백한 예시를 들면서 명확하게 하는 말이 이렇게 울림을 줄 수 있다니. 정말 훌륭한 대사라는 생각이 들었다. 솔직하면서 진심이 담겨있다. 

 

5. 등장인물들은 여러 갈등을 겪고나서, 각자 미래를 위해서 한집에서 살던 동거를 마무리한다. 이은정은 아프리카로, 임진주는 새로운 작업실로, 황한주는 전남편이 준 아파트로. 새로운 시작을 위해 떠난다. 그리고 이 세명은 떠나기전 함께 라면을 끓여먹으며 서로를 응원한다.

 

서른이라는 나이는, 뭔가를 다시 시작하기에 어색하지 않은 나이 중 가장 노련하고, 뭔가를 다시 시작하기 애매한 나이중에는 제일 민첩하다고 은정은 말한다. 그래서 서른이 가장 좋다고. 

 

그 대사를 듣고, 30대가 되고 애매해져가는 것 같아 싫었던 기분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. 어디로든 갈 수 있고,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나이이구나. 밖에서 내가 어디쯤있는지 살피면서 살지 말고, 내 안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성찰하는 인생을 살아보자. 깨달았다.

 

위로받고 싶은 그 누가 봐도 힐링을 받을 수 있는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었다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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